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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

기후 위기 시대의 먹거리 교육, 로컬에서 시작하자

by recode-1 2025. 4. 21.

1. 기후 위기, 먹거리에서 시작된 변화 – ‘탄소 발자국’을 알게 된 순간

며칠 전 마트에서 수입 체리를 고르려던 찰나,
포장에 붙은 원산지를 보고 잠시 멈칫했습니다.
칠레산. 무려 17,000km를 날아온 과일.
그 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단어는 ‘푸드 마일리지’였습니다.
한 송이의 과일이 내 식탁까지 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에너지와 탄소를 써야 했는지를 알게 된 순간,
왠지 모르게 손이 떨어지지 않았어요.

기후 위기는 이제 북극의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매일 하는 ‘장보기’, ‘식사 선택’이
지구의 온도를 높일 수도, 낮출 수도 있는 행위라는 걸
조금씩 체감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어쩌면 그 해답은 아주 가까운 곳,
우리가 매일 먹는 식탁에서 출발하는 먹거리 교육일지도 모릅니다.

기후 위기 시대의 먹거리 교육, 로컬에서 시작하자

2. 로컬푸드는 기후 감수성을 키우는 교과서 – ‘지속가능한 식사’를 배우는 법

지금 우리 교육 현장에서 가장 부족한 건
‘지속가능성’을 피부로 느끼게 하는 실제적 경험 교육입니다.
특히 환경이나 기후 변화 교육은 아직도 대부분 개념 위주의 수업에 머무르고 있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로컬푸드를 기반으로 한 먹거리 교육은 달라요.
학교 텃밭에서 직접 채소를 키워보거나,
지역 농장에서 수확 체험을 하거나,
마을 로컬푸드 마켓에서 재료를 구매해 급식을 준비하는 수업.
이런 활동은 단순한 체험을 넘어
‘이 식재료가 왜 여기 있어야 하는가’, ‘멀리서 오는 것과 가까이서 나는 것의 차이’를
아이들 스스로 느끼게 합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탄소 배출, 계절 순환, 지역 경제, 자원 절약 같은
기후 위기 핵심 주제들이 몸에 스며들어요.
그래서 저는 **로컬푸드 교육이야말로 기후 감수성을 키우는 ‘살아 있는 교과서’**라고 생각합니다.

 

3. 로컬푸드로 밥상을 다시 배우는 아이들 – 급식 속 작은 실천

서울 한 초등학교에선 ‘로컬 급식 주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 주 동안 학교 급식 식재료의 90% 이상을
서울 인근에서 자란 농산물로만 구성하고,
급식실 벽면엔 “이 채소는 어디에서 왔나요?”라는 질문과
각 농부들의 얼굴 사진이 붙어 있죠.

아이들은 그냥 밥을 먹는 게 아니라,
밥상 위에서 한 번 더 질문하고, 음식의 거리를 상상하고,
계절에 맞는 채소를 배우는 시간
을 함께 갖는 셈이에요.
처음엔 별 생각 없이 지나치던 아이들도
“왜 오늘은 브로콜리가 없어요?”, “무는 지금 제철이죠?” 같은 질문을 하며
자연스럽게 먹거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그게 바로 먹거리 교육의 힘이 아닐까요?
이해가 아니라 경험에서 시작된 인식 변화.
그리고 그 작은 변화가 지속 가능한 식문화로 이어지는 디딤돌이 되는 거죠.

 

4. 어른도 배워야 할 먹거리 교육 – 식생활 전환은 세대 공통 과제

기후 위기 대응은 아이들만의 과제가 아닙니다.
사실 더 많은 소비 권한을 가진 건 우리 어른들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먹거리 교육이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 대상으로도 확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엔 로컬푸드를 주제로 한 시민강좌나
로컬 식재료로 직접 요리해보는 ‘제로 웨이스트 요리 클래스’ 같은
생활 밀착형 먹거리 교육 프로그램도 늘고 있어요.
특히 퇴근 후 1시간 요리 워크숍은 인기인데,
그 안에서 참가자들은 “이 레시피에 수입 아보카도 말고 제철 참외를 넣으면 되겠네”
같은 식의 적극적 재해석을 배우더라고요.

그런 변화가 쌓이면,
누군가는 다음번 장볼 때 한 번 더 고민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건 꼭 필요한 소비일까?”, “조금 더 가까운 채소는 없을까?”
그게 바로 어른들이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기후 행동’이겠죠.

 

5. 지금 시작해야 하는 수업 – ‘먹는 일’은 결국 살아가는 일

기후 위기를 멀게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그 영향이 눈앞에 바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기후 변화는 우리가 매일 하는 식사와 직결된 문제입니다.
농작물 수확량이 줄고, 이상기후로 농사 시기가 꼬이고,
가격이 오르고, 결국 우리가 먹는 식탁까지 흔들리게 되죠.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서
우리는 어떻게 먹을지, 무엇을 먹을지를 다시 배워야 합니다.
그리고 그 교육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도시부터 농촌까지 모두가 함께 참여할 수 있어야
하죠.

그 시작은 거창한 정책이 아니라
내가 먹는 채소가 어디서 왔는지를 궁금해하는 질문 하나에서 시작됩니다.
그 작은 질문이 쌓이면,
기후 위기 시대에도 지속 가능한 식탁과 연결된 삶
우리는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다고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