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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

농부가 직접 설명하는 내 식재료: 로컬푸드 큐레이션 앱 리뷰

by recode-1 2025. 4. 24.

1. 마트보다 믿음이 간다 – 로컬푸드 큐레이션 앱을 처음 써보다

요즘 마트 채소 코너를 돌다 보면,
“이건 진짜 어디서 왔을까?”라는 의심이 자주 듭니다.
같은 시기, 같은 품종인데도 맛이나 질감이 제각각이고,
무엇보다 ‘생산자’는 거의 보이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시작한 게
바로 로컬푸드 큐레이션 앱이었습니다.

처음 다운로드한 앱은
매주 ‘추천 식재료 꾸러미’를 큐레이터가 직접 골라주는 방식이었어요.
특이한 건 단순히 품목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각 채소마다 ‘어디에서’, ‘누가’, ‘어떻게’ 키웠는지를 상세히 설명해준다는 점이었죠.
어떤 제품은 농부가 직접 올린 짧은 영상도 함께 있더라고요.

이런 구성 덕분에
마트에서처럼 “싼 거 아무거나” 고르기보다
“이 분은 어떤 마음으로 이걸 키웠을까?”라는 시선으로 식재료를 보기 시작했어요.
그 변화는 생각보다 깊었습니다.

 

2. 식재료에 스토리가 생기다 – 생산자의 얼굴이 보이는 경험

저는 이번 주에 당진에서 온 감자를 선택했는데,
감자를 소개하는 글에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세 자녀 키우며 소농으로 살고 있는 이정훈 농부입니다.
올해는 비가 잦아 감자알이 조금 작지만, 전분은 더 꽉 찼어요.”

솔직히 처음엔 감자에 이런 정보까지 필요할까 싶었지만,
막상 삶아서 먹어보니
겉보기엔 작아도 맛은 훨씬 고소하고 깊었어요.
그리고 왠지 그 감자가 더 ‘소중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이건 단순히 맛 때문이 아니라
식재료에 이야기가 생기면서, 신뢰와 정서적 거리까지 줄어든 경험이었습니다.

이런 방식은 소비자에게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관계의 한 조각’을 제공
하는 셈이에요.
그리고 그게 바로 마트나 배달앱에서는 절대 줄 수 없는 차별점입니다.

 

3. 계절과 지역을 알려주는 방식 – 큐레이션이 주는 식생활의 리듬

이 앱의 또 다른 장점은
매주 ‘계절에 딱 맞는 식재료’ 중심으로 꾸러미를 제안해준다는 점이에요.
예를 들어 봄엔 쑥, 달래, 냉이,
여름엔 가지, 오이, 부추 같은 품목이 등장하고,
그게 단순히 ‘구할 수 있는 채소’가 아니라
“지금 먹어야 제맛인 채소”라는 기준으로 추천됩니다.

이건 식생활에 아주 중요한 영향을 줍니다.
매번 같은 장보기 리스트를 반복하는 대신
앱에서 제시한 ‘이주의 제철 꾸러미’를 기준으로 식단을 구성하게 되거든요.
그 결과 식탁이 훨씬 다양해지고,
냉장고 속 식재료가 덜 남게 되었어요.

무엇보다도 큐레이션 방식 덕분에
나도 모르게 ‘계절의 리듬’을 밥상 위에서 따라가게 된다는 점이 좋았어요.
그건 단순한 편리함보다
더 본질적인 만족감을 주는 변화였습니다.

농부가 직접 설명하는 내 식재료: 로컬푸드 큐레이션 앱 리뷰

4. ‘누구의 밥상인가’를 생각하게 되는 식재료 – 지역경제와의 연결

로컬푸드 큐레이션 앱을 꾸준히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한 가지가 더 달라졌습니다.
바로 ‘내가 지금 먹는 이 식재료가 지역 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를
자주 떠올리게 됐다는 점이에요.

예를 들어
강원도 홍천에서 올라온 감자,
전남 고흥의 애호박을 선택했을 때
그 가격 중 일부가 중간 유통 없이 바로 농부에게 전달된다는 구조가 있다는 걸 알고 나서
소비가 단순히 ‘구매’가 아니라 ‘연결’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이건 그동안 뉴스에서만 보던
“로컬푸드가 농촌을 살린다”는 말보다 훨씬 실감 나더라고요.
내가 오늘 산 이 한 봉지의 채소가
누군가의 내일을 지지하고 있다는 감각
.
그게 이 앱을 계속 쓰게 만드는 결정적인 이유였습니다.

 

5. 편리함과 철학의 균형 – 로컬이 디지털을 만났을 때

앱을 써보며 가장 놀랐던 점은,
‘로컬푸드’ 하면 떠오르던 아날로그적 감성과
디지털 서비스의 편리함이 의외로 잘 어울린다는 점
이었어요.

예를 들어,
채소를 클릭하면 재배 환경, 농가 위치, 작물 사진까지 한눈에 보여주고,
꾸러미 구성은 선택형이거나 자동 추천 둘 다 가능하고,
배송일도 주문자가 원하는 요일에 맞춰 조율 가능합니다.
게다가 매주 식재료가 바뀌는 구성은 지루할 틈도 없어요.

그 덕분에 ‘환경을 생각하면서도 편리하게 먹고 싶은 사람’들에게
현실적인 대안
이 되어준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즉, 로컬과 기술은 충돌하는 게 아니라
서로를 더 살릴 수 있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걸 체감했죠.

 

6. 나만의 밥상이 연결한 풍경 – 작은 실천이 바꾼 식사의 의미

이 앱을 사용한 지 세 달쯤 지나자
저는 전보다 훨씬 ‘먹는 일’에 민감해졌습니다.
“오늘 이건 왜 이렇게 달지?”,
“이 채소는 어떤 땅에서 자랐을까?”
이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면서
식사는 어느새 하루 중 가장 집중하는 시간이 되었어요.

주말이면 앱에서 추천한 레시피를 따라
계절 채소로 된장국을 끓이고,
도시락에 남은 나물을 담아 출근도 하죠.
그리고 가끔은 앱 속 농부에게
“이번 달 감자, 진짜 맛있었어요”라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해요.

그런 피드백에 고맙다고 답이 올 때면,
내 식탁이 누군가의 노동과 마음과 연결되어 있다는 게 실감 나요.
그리고 그 감각은,
아무리 바쁜 도시생활 속에서도
내가 ‘잘 먹고 있다’는 확신을 주는 가장 든든한 증거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