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채소를 절대 안 먹던 아이, 이유가 있었어요" – 식습관의 출발점은 신선함
우리 아이는 어릴 적부터 채소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당근은 딱딱하다고 싫고, 시금치는 맛이 없다며 입도 안 대려 했죠.
처음엔 그냥 편식이라 생각했지만, 어느 날부터 문득
**‘혹시 내가 재료를 잘못 고르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마침 근처에 로컬푸드 직매장이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신선하다는 이유 하나로 시금치 한 단을 사서
데쳐 무침을 해줬습니다.
놀랍게도 아이가 두 번이나 리필을 했어요.
맛이 다르다고 했고, 씹는 질감도 부드럽다며 표정이 달라졌습니다.
‘신선도’라는 요소가 아이 입맛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걸 처음 알게 된 순간이었어요.
이후로는 일부러 로컬푸드로 반찬 재료를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채소의 향, 색, 식감이 확연히 달라졌고,
아이가 조금씩 채소에 마음을 여는 변화가 보였습니다.
2. "마트 대신 직매장, 반찬도 변하고 마음도 변했다" – 로컬푸드 구매 습관 만들기
처음엔 로컬푸드 매장이 멀게만 느껴졌어요.
편하게 마트에서 장을 보던 걸 바꾸는 건 은근히 큰 결심이 필요하더라고요.
하지만 아이의 반응이 달라진 걸 보고
일주일에 한두 번이라도 로컬푸드 장보기를 실천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찾은 직매장은 생각보다 작고 소박했지만,
농민이 직접 적은 가격표와 재배 정보,
수확 날짜가 적힌 팻말 하나하나가 신뢰감을 줬어요.
무엇보다 마트보다 소포장이 많고, 소량으로 다양한 채소를 고를 수 있어서
아이 반찬용으로 딱 알맞았습니다.
브로콜리는 데쳐서 치즈를 얹어 오븐에 구웠고,
단호박은 찌기만 해도 꿀맛이 났죠.
가공이나 양념 없이도 맛이 살아 있어서, 조리도 간편해졌고 음식물 쓰레기도 줄었어요.
‘어떤 채소를 사야 할까?’보다
‘오늘 이 지역에선 뭐가 나왔을까?’를 기준으로 장을 보는 변화는
제 삶 전체의 리듬까지 조용히 바꾸기 시작했어요.
3. "식탁에서 나누는 이야기 하나가 아이의 인식을 바꿔요" – 식재료에 얼굴을 붙이는 법
아이에게 음식을 설명할 때
이제는 단순히 “당근이 몸에 좋아”라는 말을 하지 않아요.
대신 “이 당근은 오늘 아침 ○○농장에서 왔대.
비가 많이 온 날이라 조금 작지만 맛은 엄청 진하대”라고 얘기해줘요.
아이의 눈빛이 달라집니다.
‘이게 누가 길렀는지’를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음식에 애정이 생기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이와 함께 로컬푸드 마켓에 가면
직접 물건을 고르게 하고, 생산자의 사진을 함께 보면서
자연스럽게 식재료에 스토리를 붙이는 습관을 들이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채소는 맛없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깨어졌고,
아이도 음식 앞에서 더 열린 자세를 가지게 됐어요.
‘누가 길렀고, 어디서 왔고, 언제 땄는지’ 아는 과정은
음식에 대한 태도 자체를 교육하는 시간이 된다는 걸 깨달았죠.
4. "완벽하진 않아도, 아이의 식습관은 분명 달라졌다" – 로컬푸드로 리셋된 밥상
이제는 매끼 로컬푸드로만 식탁을 차리진 않아요.
현실적으로 어려울 때도 있고,
외식이나 간편식을 먹을 때도 있죠.
하지만 중요한 건 ‘기준’이 생겼다는 거예요.
가능한 한 지역 식재료를 우선으로 고르고,
아이와 함께 식재료에 관심을 갖는 식사 분위기를 만들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작은 변화들이 쌓이면서,
아이의 입맛뿐 아니라 식습관, 식재료를 대하는 태도, 식사 예절까지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반찬을 남기기 일쑤였지만
요즘은 ‘이건 누가 키운 거야?’라고 먼저 묻고
잘 먹지 않던 나물무침도 ‘엄마 이거 로컬이야?’ 하며 먹어봅니다.
아이 반찬부터 시작된 로컬푸드 식습관 리셋은
결국 우리 가족 전체 식탁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어요.
무리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한 끼, 한 가지 채소라도 바꾸는 것부터가 아이의 입맛을 바꾸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이라는 걸
이제야 알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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